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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화 정책을 대신할 만한 바람직한 대학개혁 방향-국립대 법인화 무엇이 문제인가 제7..

작성자 인문대학 작성일 2016/12/20 조회수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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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현재 제시된 국립대학 법인화 정책을 대신할 만한 바람직한 대학개혁 방향은 있는가?

 

A: 이 문제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는 100년 대계의 교육관과 연계된 것이라서 중지를 모아 신중하게 연구해야 할 과제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정신적, 물질적 성장에 공헌해온 대학의 발전사를 검토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대략적인 방향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학은 교육과 연구 그리고 그 실천의 차원에서 크게 민주화와 지식 확장에 기여해왔습니다. 앞으로 대학이 어떠한 방향으로 구체적인 변화를 해나갈지 섣불리 말할 수는 없다 해도, 민주화와 지식 확장은 변화와 개혁의 초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상임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병덕 교수의 글 국립대학 법인화 정책과 바람직한 대학개혁 방향(422, 경상대에서 발표)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현재 국립대학 법인화가 갖고 있는 주요 문제점과 대학의 개혁 방향에 대하여 논하고 있는 이 글의 일부를 주제에 맞춰 편집하여 제시합니다.

 

* * *

 

2008229일부터 시행된 <대한민국 국립대학법인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200811월 인천대학교, 20096월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각각 발의한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안’, 그리고 200992일자로 교육과학기술부가 입법예고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등 국립대학 법인화 추진을 위한 법안에 공통되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총장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 중에서 이사회가 선임하고 교과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총장간선제를 도입한다.

 

대학운영에 관한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는 총장, 부총장 2, 교과부차관 1, 기재부차관 1명 등 7명 이상 15명 이하로 구성되는데, 사립학교법에도 나와 있는 개방형이사나 대학평의원회는 애초부터 삭제되어 대학 내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가 해체되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과 대학의 자율성에 상응하는 책무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장이 4년 단위의 대학운영성과목표를 설정하고, 연도별 대학운영계획을 수립·공표하며, 교과부장관은 그 실적을 매년 평가·공표하고 행정·재정적 지원에 반영토록 하고 있다.

 

법인화 찬성론자들은 법인화가 대학 자율성의 증대를 가져온다는 점을 법인화 추진의 주요 명분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법인화 법안의 주요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법인화는 오히려 교과부의 감독과 통제를 강화시킨다. 80년대 대학민주화 이래로 대학 자율성 확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제도적 장치 가운데 하나인 총장직선제를 폐기하고 총장간선제 도입을 명문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사회는 대학 구성원의 여러 부분을 대변하는 선출평의원들이 참여하는 현행 평의원회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으로, 재단법인 이사회에 준하는 기구이다. 이 경우 대학은, 한편에서는 교과부에 의해 감독·통제 당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사회에 의해 실질적으로 지배당하는 이중적 통제·지배 체제에 놓이게 된다. 대학 외부 인사를 2분의 1 이상 포함하고, 교과부 차관과 기획재정부 차관이 당연직 이사로 들어오며, 이사 선임이 교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는 이사회는 결국 대학 운영과 대학 구성원을 관리하기 위한 대학 내부의 외부 기관내지 대학 내부의 정부 대변 기구의 성격을 지니게 된다. 결과적으로 대학 운영에 대한 정부의 발언권이 이전보다 더욱 커지고, 대학은 이전보다 정부의 통제를 더 많이 받게 되는 것이다.

 

(일부 생략)

 

그렇다면 바람직한 대학 개혁의 방향은 어떤 것일까?

 

안정적인 재정 지원은 대학 개혁에 가장 필요한 전제 조건이다.

 

우리 대학이 교육·연구·봉사라는 대학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의 하나로 열악한 교육 여건을 들 수 있다. 국립대학의 자율성과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는 충분한 국가의 재정지원이 요구된다. 국내총생산의 1% 이상을 고등교육예산에 투자하는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2008년 기준으로 0.4%에 해당하는 예산을 투자하는 데 그치고 있다. 교육에 대폭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않는 국가는 경쟁력을 잃고 파멸의 길을 걷게 되어 있다. 대학의 진정한 경쟁력을 바란다면 정부는 이제라도 국립대학 법인화만이 교육 및 연구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억지 주장을 버리고 국립대학 법인화를 무리하게 추진하려는 자세에서 벗어나, 예산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대학에 최대한 재정 지원을 하고 대학의 자율적 결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국가의 안정적인 재정 지원이야말로 대학의 경쟁력 향상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므로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의사결정구조가 자율적, 민주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이 낮은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으로 대학 운영의 의사결정구조를 꼽을 수 있다. 대학이 진정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대학운영의 의사결정구조가 획일적인 통제로부터 벗어나 자율성, 공공성, 민주성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하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대학의사결정체제의 기본 장치로 구현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대학구성원 전체의 의사를 반영하는 민주적 대학운영을 위해, 대학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교수뿐만 아니라 학생, 직원 등도 대학운영을 위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서 (가칭)대학자치위원회의 구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 교수는 물론이고 행정적 협조와 지원을 하는 직원, 그리고 의사결정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학생에게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것은 구성원 사이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학자치의 실현은 어디까지나 학문의 자유를 실효성 있게 보장함으로써 학문의 자유가 맡고 있는 여러 가지 헌법적 기능을 수행케 하려는 데 그 궁극 목적이 있으므로, 구성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기능에 따라 참여권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연구와 교육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데 대학의 모든 집단이 차등 없이 획일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다른 한편 대학의 의사결정구조는 국가사회적 필요와 요구를 적절히 수용하고 반영하기 위해 개방적일 필요가 있다. 총장과 교수회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거나 상호 협력과 조정이 필요한 영역에서 대학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대학구성원뿐만 아니라 학부모, 동창회, 지역 인사 등 외부인사도 함께 참여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주요정책에 자문 역할을 하는 (가칭)대학발전위원회를 둘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 외부인사를 대학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공개적 의사결정체제는 비효율성, 비전문성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총장직선제를 유지,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거의 모든 국가의 헌법은 대학자치 원리를 선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헌법 제22조 제1(“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에서 개인의 자유권으로서의 학문의 자유를 보장함과 동시에 제도로서의 대학자치를 보장하고 있다. 대학자치란 대학이 본질적 기능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자주적으로 결정해 시행하는 것으로, 대학 운영을 위한 의사결정구조의 법제화로 구현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자치의 주체는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의 핵심주체인 교수 및 그 조직인 교수회가 된다고 보고 있다. 총장을 교원의 합의에 따른 방식에 따라 직접 선출하는 권한은 대학자치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립대학의 장은 교육공무원법(24)에 근거하여 당해 대학의 추천을 받아 교과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교육공무원임용령(12조의 3)에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두고, 대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총장임용후보를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직접 선정하거나, 또는 교원의 합의된 의사에 따라 선정하도록 되어 있다. 거의 모든 국립대학의 경우 80년대 민주화운동 이래 대학교원의 합의된 의사에 따라 교수회에서 직접 선출하는 방식으로 총장후보를 추천하고 있다. “과열 선거운동, 파벌 형성 등으로 대학사회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대학의 권위와 학문적 풍토를 훼손시키는 부작용 초래등의 이유를 들어 총장직선제 폐지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결코 과거의 임명제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 부작용이 있다하여 민주적인 직접선출방식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간접선거, 임명제 역시 그 부작용과 폐해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는가. 국회의원 선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대통령 선거도 부작용과 폐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선거제도를 폐지하자고 하지는 않는다. 물론 잘못된 점은 개선해야 하지만 총장직선제 그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점차 제자리를 잡아가는 총장직선제의 단점을 보완해 이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직선 총장도 견제와 균형 시스템 없이는 임명제 총장과 마찬가지로 대학구성원의 여론을 무시하고 대학을 전횡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총장에게 집중되어 있는 권력의 분산과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해 지금 우리 대학의 현실 상황에서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교수회의 법제화이다. 교수회는 대학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의사결정을 위한 합의를 도출하고, 집행기구의 대학운영에 대한 감시감독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대학운영의 민주화와 분권화를 이룩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총장은 교과부의 요구 또는 지시사항을 맹목적으로 따르거나 대학 구성원 위에 군림하여 전횡적으로 대학을 운영할 것이 아니라 교수회와의 상호관계 속에서 대학을 민주적이고 자율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집행기구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대학 개혁을 위해 교수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대학 개혁을 위해 무엇보다도 대학의 주체인 교수들이 대학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가운데 철저한 자기반성과 이를 토대로 한 실천이 요구된다.

 

대학은 인간과 사회, 자연의 본질과 구조 및 그 상호관계에 대해 총체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의 전당이자, 전공지식과 기술, 일반교양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을 전문가 집단으로 양성하고 양심적인 민주시민으로 육성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이다. 다른 한편 대학은 국가와 사회에 대한 봉사기관이기도 한다. 봉사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산학협동 등을 통해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적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봉사하는 길이 있다. 다른 한편 대학은 비판적 지식인 집단으로서 국가와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바로잡아야 할 책무도 지닌다. 이는 피상적으로 보면 기존사회와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의도를 지닌 파괴적 저항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와 국가를 건강하게 존속시키려는 협조와 봉사의 자세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양한 관점과 가치관이 말살 당하고 획일성이 지배하는 사회는 파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하 생략)

 

경북대학교 교수회

 

(법인화대응특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