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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법인화, 여전히 '신중론'이 대세(한국대학신문)

작성자 인문대학 작성일 2016/12/20 조회수 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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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례 지켜보고 판단하자" 관망론 대다수

 

 법인화 '정지작업'"통폐합 먼저자립 기반"

 

국립대 법인화 확산 여부가 시험대에 올랐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지난해 12월 국무회의를 통과, 서울대가 이르면 20113월 법인 체제로 바뀌는 것이 기폭제가 됐다.

 

그간 국립대들은 20년 넘게 정부 차원의 법인화 정책을 거부해왔다. 2007년에는 국립대학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으나, 반발이 여전해 17대 국회 폐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이후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선택적 법인화로 방침을 바꿨고, 서울대가 이번에 독자적으로 법인화를 추진한 것이다.

 

서울대가 앞서 움직이자 다른 국립대들도 법인화 전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최근 구체적 계획을 내고 법인화 본격 추진의사를 밝힌 것은 경북대다. ‘국립대학법인 경북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연구안을 마련해 법인화 문제를 공론화했다. 이달 말 교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여는 등 구성원 의견을 수렴해 수정안을 만들고 있다. 다음 달까지 시안을 확정해 교과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노동일 경북대 총장은 개방과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법인화가 필요하다. 20123월에 법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희석 경북대 기획처장은 학칙에 구성원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어 6월까지 시안이 확정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시안은 서울대 수준에 근접한 내용을 담을 것이다. 단 지역적 특성을 보완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도 20123월 법인화 전환을 목표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8월 말 경 법인화 연구안이 나오면 구성원 동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으로 시안을 교과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덕줄 부산대 기획처장은 공청회 등 의견 수렴 과정에서 변수가 많기 때문에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법인화는 가야 할 길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법인 서울대와의 관계 설정이다. 서울대 사례를 지켜본 후에 논의하자는 의견이 많아 법인화 추진이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경북대 교수회는 서울대 법인화 운영 사례를 지켜보고, 법인화가 경북대에 알맞은 발전 모델이란 결론이 날 경우 시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희석 기획처장도 외부 요소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 만약 서울대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경북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법인화 논의가 표면화되지 않은 전남대도 서울대를 비롯한 다른 국립대의 법인화 추진 상황을 살피고 있다. 서순팔 전남대 기획처장은 서울대와 기획재정부가 국유재산 정리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지 않느냐“(전남대가) 법인화에 나설 경우 이런 사례들은 좋은 참고가 된다고 했다. 서 처장은 경북대, 부산대도 법인화 추진을 공표했지만 내부적으로 반대 여론이 상당하다면서 지금 (법인화) 액션을 취하면 똑같이 학내 대립 상황을 맞을 것이다. 법인화를 경쟁 구도에서 누가 빨리 도입하느냐로 볼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서울대 따라하기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서울대가 기부금 모금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여타 국립대와 차별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교과부가 선택적 법인화로 방향을 선회하며 서울대 특혜 논란까지 일었던 상황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법인화 사례를 뒤따른다 해도 교과부가 서울대와 똑같이 조치할지, 또 서울대만큼 재정 자립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란 얘기다.

 

법인 서울대를 지켜보되 독자적 법인화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은 이 연장선상에 있다. 김덕줄 부산대 기획처장은 서울대 사례를 참고삼아 연구해 이를 바탕으로 대정부 요구를 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 있다면서도 처한 사정이 모두 다르다. 서울대와 다른 지방국립대를 비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를) 따라갈 수 없는데 따라가려고 하면 안 된다. 법인화의 모델이 달라져야 한다고도 했다.

 

전북대 역시 상당한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서은경 전북대 기획처장은 법인화 전환은 대학 전체 입장에서도, 교수·직원 개인에게도 중요한 문제라며 “(법인화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 구성원 의견을 충분히 듣고, 논의한 후 추진 계획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화 본격 추진에 앞서 통·폐합 작업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도 확인된다. 교과부가 사실상 법인화와 연계해 추진하는 국립대 구조개혁 정책이 영향을 끼쳤다. 국립대를 통·폐합해 하나의 법인으로 단일화, 자립 기반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립대 통·폐합을 법인화의 정지작업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전북대는 익산대학과의 통합을 마무리하고 최근에는 전주교대와 통합 의사를 타진 중이다. 서은경 기획처장은 지난달 전주교대와의 통합에 관한 학내 구성원 설문을 진행했다면서 법인화 문제는 추후 교수회 중심으로 의견을 모은 후 논의를 시작할 것 같다. 논의가 시작되면 어떤 형태로든 법인화 문제도 진전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전남대 역시 여수대와의 통합 5년째를 맞아 특성화와 학부 교육재정 관련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통합 관련 현안들을 깔끔하게 처리한 뒤 차근차근 법인화를 추진할 생각이다. 서순팔 기획처장은 캠퍼스간 유사·중복학과 해소와 재정 확충, 발전기금 확보 방안 등을 모두 법인화와 연계해 풀어가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교과부와도 실무적으로 교류 중이라며 법인화의 속도보다는 연착륙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갑수 서울대 교수(서양사학)법인화는 국립대 발전의 대안 중 하나일 뿐,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일본의 국립대 법인화와 비교하면 국내 국립대들은 기성회비·기부금 수혜·수익사업·산학협력 활동 등 법인화의 효과가 이미 실현된 상태라며 현행 국립대 체제를 유지하면서 법인화의 이점을 반영하는 방안, 또는 공익재단으로서의 법인화를 추진하는 방안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대학신문 20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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